
Arthur Hughes · PD
사월의 사랑
상세 정보
이야기
1856년 로열 아카데미에 이 그림이 걸렸을 때, 아서 휴즈는 옆에 테니슨의 시 한 구절을 붙여 두었다. 사랑이 어긋나고 시들어 가는 마음을 노래한 「방앗간 집 딸」의 한 대목이었다. 그림 속 두 사람은 담쟁이덩굴이 드리운 어두운 정자 안에 서 있다. 보랏빛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인은 고개를 돌린 채 무언가 망설이고, 그 뒤로 반쯤 가려진 남자는 말없이 그녀의 손에 입을 맞춘다. 다툼인지 이별인지, 그림은 끝내 말해 주지 않는다. 라파엘 전파의 화가답게 휴즈는 잎맥 하나까지 또렷하게 그렸고, 바닥에 흩어진 장미 꽃잎은 짧은 봄 사랑의 시간을 넌지시 가리킨다. 존 러스킨은 이 그림을 두고 떨리는 입술의 표정이 더없이 섬세하다며 칭찬했다. 이 캔버스를 처음 사들인 사람은 젊은 시절의 윌리엄 모리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