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ilipp Otto Runge · PD
휠젠베크가의 아이들
상세 정보
이야기
1805년 무렵의 독일 낭만주의 회화는 안개 낀 산과 고독한 인물로 가득했다. 그래서 필리프 오토 룽게의 가장 널리 알려진 그림이 교외 정원에 있는 어린아이 셋이라는 사실은 유독 뜻밖으로 다가온다. 그림 속 아이들은 화가의 형과 동업하던 함부르크 상인의 자녀들이다. 룽게는 이젤을 낮게 세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마주하도록 한 것이다. 마리아와 아우구스트, 그리고 가장 어린 프리드리히가 울타리 곁에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그 위로 커다란 해바라기가 솟아 있으며, 막내는 그 잎을 움켜쥐고 있다. 마침 낭만주의 작가들이 어린 시절을 어른이 되기 위한 예행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값진 시기로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룽게는 그로부터 다섯 해 뒤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겨우 서른셋의 나이로, 새로운 예술을 위한 원대한 구상 대부분을 끝맺지 못한 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