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안 그리스
1887–1927 · 스페인 · 입체주의
이야기
그리스는 1906년 파리에 도착해 몽마르트르의 허름한 건물 바토라부아르로 이사했는데, 그곳에는 이미 피카소가 살며 작업하고 있었다. 한동안 그리스는 잡지에 풍자 삽화를 그려 생계를 꾸리면서, 자기 그림을 한 점도 전시하기 전에 피카소와 브라크 곁에서 입체주의를 가까이 익혔다.
피카소와의 관계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두 사람을 모두 알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은 피카소가 그리스의 아첨에 짜증을 냈고 그의 재능에 불안해했으며, 피카소가 사라졌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란 유일한 사람이 그리스였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아랑곳없이 밀고 나가, 1913년 이후 피카소나 브라크보다 더 단단하고 기하학적인 자기만의 입체주의를 발전시켰다. 납작하게 맞물린 면들이 대각선 골조로 뚜렷이 드러나는 이 방식을 훗날 비평가들은 결정 입체주의라 불렀다.
그는 러시아 무용을 파리에 들여온 순회 무용단인 세르게이 댜길레프의 발레 뤼스와 긴밀히 협력해 1920년대에 무대와 의상을 디자인했지만, 건강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스는 1927년 파리 근교에서 신장병으로 마흔 살에 세상을 떠났고, 그의 장례식에서는 피카소가 관을 운구한 이들 가운데 하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