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an Gris · PD
아니스 델 모노 병
상세 정보
이야기
그리스가 이 그림을 그린 것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진 해다. 파리에 살던 스페인 사람이었던 그는 하루아침에 처지가 불분명한 외국인이 되었다. 그는 실제 사물로 화면을 구성했는데, 아니스 술병의 진짜 종이 라벨을 그대로 붙였다. 스페인에서 널리 알려진 상표 '아니스 델 모노'였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날 선 농담 하나가 숨어 있다. 라벨의 'Anisado'라는 단어를 잘라 'Visado'만 남긴 것이다. 스페인어로 사증, 곧 이제 모든 외국인에게 필요해진 허가증을 뜻한다. 병에는 두 개의 메달이 마주 보고 있는데, 하나는 파리에서, 하나는 마드리드에서 받은 것이다. 그를 받아들인 도시와 그가 태어난 도시가 마주 선 셈이다. 전쟁의 시절 내내 그는 프랑스에 머물렀고, 쉽사리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