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 Sailko · CC-BY-SA-3.0
나무 통에 담긴 꽃다발
상세 정보
이야기
얀 브뤼헐은 꽃 정물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사람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벨벳 브뤼헐' 또는 '꽃 브뤼헐'이라 불릴 만큼 이 분야로 이름났지요. 그의 꽃다발에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한 화병에 함께 꽂혀 있지만, 실제로는 봄에 피는 꽃과 여름, 가을에 피는 꽃이 뒤섞여 있어 자연에서는 결코 같은 날 볼 수 없는 조합이라는 점입니다. 그는 계절마다 꽃을 하나하나 사생해 두었다가 화폭 안에서 불가능한 한 다발로 엮었습니다. 이 나무통에 담긴 꽃다발은 1625년 무렵, 그가 안트베르펜에서 콜레라로 세상을 떠난 바로 그해에 그려진 것으로 전합니다. 활짝 핀 꽃송이들 사이로 이미 시들거나 벌레 먹은 잎을 함께 놓는 것도 그의 꽃 그림이 즐겨 담던 장면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