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이아 신전 동쪽 박공의 궁수 헤라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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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동쪽 박공의 조각들 가운데 누구인지 짐작할 필요가 없는 것은 이 하나뿐이다. 무릎을 꿇은 궁수는 둥근 가죽 투구 위에 사자 머리를 모자처럼 썼다. 사자 가죽은 헤라클레스의 표지, 맨손으로 잡은 맹수의 전리품이다. 바로 이 인물 덕분에 박공 전체를 그의 트로이 원정으로 읽을 수 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헤라클레스는 궁수다.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저승에서 만난 그의 혼령은 밤처럼 어두운 모습으로, 맨활에 화살을 메긴 채 언제라도 쏠 듯이 서 있다. 조각가는 여기에 흉갑을 더하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활을 놓으려는 자세를 잡아 주었다. 학자들은 이 자세가 서쪽 전시실 궁수의 자세보다 실제 궁수가 무릎을 꿇는 방식에 더 가깝다고 지적한다.
코와 왼쪽 정강이, 왼손 손가락은 없어졌다. 오른발 끝은 근대에 만든 복제로, 아이기나섬에 남은 원래 조각을 본떠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