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stav Klimt, Hope, 1903. Wikimedia Commons. · PD
희망 I
상세 정보
이야기
1903년, 클림트는 만삭의 여인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그렸다. 붉은 머리의 그녀는 옆으로 서서 불룩한 배를 드러낸 채, 이상하리만치 평온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본다. 그런데 그 뒤로는 어두운 그림자가 밀려든다. 해골 하나와 일그러진 얼굴들이 여인의 등 뒤에 떠올라, 태어날 아이를 위협하는 죽음과 질병처럼 도사린다. 삶을 품은 배와 죽음의 형상이 한 화면 안에서 맞닿아 있는 것이다. 당시로서는 임신한 나체를 이렇게 정면으로 그린 일 자체가 큰 충격이었다. 이 그림을 사들인 수집가는 한동안 그것을 여닫이문 안에 감춰 두고 특별한 손님에게만 열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