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렌
상세 정보
이야기
1892년, 얀 페트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초상화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살아 있는 얼굴을 화폭에 담아 달라는 의뢰를 받던 화가였다. 이 작은 나무판 그림은 일부러 그것과 다르게 그려졌다. 1892년에서 1893년 무렵의 짧은 시기, 그는 친구 리하르트 롤란트 홀스트의 영향을 받아 평면적이고 양식화된, 거의 장식에 가까운 방식으로 그렸다. 보통의 초상이라기보다 르네상스의 옆얼굴에 더 가깝다. 모델이 된 사람은 하위전 마을에서 온 헤인처라는 소녀였다. 그런데 페트는 완성된 얼굴에 전혀 다른 이름을 붙였다.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에 나오는 춤추는 소녀, 마법의 구두를 신고 멈출 수 없게 된 그 아이의 이름을 따서 카렌이라 불렀다. 짙은 눈썹과 붉고 도톰한 입술은 실제 시골 소녀의 것이지만, 제목은 동화 쪽으로 미끄러진다. 이듬해인 1893년, 페트는 같은 얼굴을 석판화로 다시 다루며 장식적인 테두리 안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