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an Luna · PD
스폴리아리움
상세 정보
이야기
1884년, 필리핀 출신 화가 후안 루나는 마드리드의 국전에 가로 7미터가 넘는 이 거대한 캔버스를 내걸었다. 화면에는 로마 원형경기장에서 죽은 검투사들의 시신이 지하 처리장 스폴리아리움으로 끌려 나오는 장면이 어둡게 펼쳐진다. 이 그림은 최고 금상을 받았고,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필리핀 출신이 본국 화가들을 제치고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는 사실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훗날 독립운동가 호세 리살은 이 그림 앞에서 축배를 들며 예술적 재능에는 인종의 경계가 없다고 말했다. 끌려 나오는 검투사들의 몸에서, 사람들은 식민 지배 아래 짓밟히던 자기 민족의 처지를 겹쳐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