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신부


상세 정보

제작 연도
1892
기법
유채

이야기

1890년 무렵 젊은 화가들 사이에는 선 그 자체가 마치 하나의 화음처럼 감정을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생각이 퍼져 있었다. 얀 토른 프리커는 25살로 헤이그에 살고 있었고, 그 생각 하나에 그림 한 점을 통째로 걸었다. 세로로 긴 화폭에서는 베일을 쓴 신부가 길게 물결치는 선들에 이끌려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에게로 다가간다. 지상의 혼례가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신비로운 혼인을 그린 것이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꽃들이 그 의미를 대신 말한다. 백합은 신부의 순결을, 가시 돋친 시계꽃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가리키며, 선과 악이 꽃잎으로 옮겨져 있다. 무수한 색점으로 화면을 쌓아 올린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는, 선과 색이 그 자체만으로 불안과 힘과 성스러움을 나타낼 수 있다고 그를 설득했다. 이 그림을 끝낸 지 몇 해 뒤, 토른 프리커는 이런 상징주의를 부질없는 것이라 여기고 일상에 쓰이는 실용적인 물건을 디자인하는 일로 방향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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