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살된 소
상세 정보
이야기
통째로 배를 가른 소 한 마리가 들보에 매달려 있고, 그 아래 문지방에는 1566이라는 연도가, 문 위에는 판 클레버의 모노그램이 그려져 있다. 네덜란드 지방에서 늦가을은 도축의 계절이었다. 집집마다 제 가축을 잡아 겨울을 나려고 고기를 소금에 절였다. 소 주위는 분주하다. 도축꾼은 한 모금 들이켜고, 개는 찌꺼기를 뒤지며, 아이들은 부풀린 소 오줌보를 공처럼 가지고 논다. 빈 미술사 박물관은 이 세부들을 삶의 덧없음, 그리고 배만 채우며 사는 삶의 헛됨을 일깨우는 경고로 읽는다. 90년쯤 뒤 렘브란트도 도살된 소를 그렸는데, 지금 루브르에 있는 그 그림에는 문간에서 내다보는 여인 한 사람만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