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니타스 정물
상세 정보
이야기
피터르 클라스가 활동하던 하를럼은 1630년대 중반에 이르러 네덜란드 튤립 거래의 중심지가 되어 있었다. 희귀한 구근 하나의 값은 1636년 겨울의 광풍을 향해 치솟았고, 그 하나가 집 한 채 값과 맞바꾸어지기도 했다. 이 탁자 위에 놓인 꽃이 튤립인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클라스는 그 곁에 두개골과, 로머라고 불리는 키 큰 유리잔, 그리고 작은 회중시계를 두었다. 두개골과 잔과 시계는 삶과 시간이 다한다는 익숙한 표징이었다. 튤립은 그 경고를 이 고장의 것으로, 또 날카로운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 도시에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탐나고 가장 값비싼 것이 가장 먼저 시드는 것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는 늘 쓰던 좁은 회색과 갈색의 색조에 머물렀고, 두개골의 뼈와 잔의 곡면이 얼마 안 되는 빛의 대부분을 받아낸다. 이 회중시계는 당시 하를럼의 상인이 실제로 지니고 다녔을 법한 새롭고 값진 물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