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라파엘로는 테베레강 상류의 작은 도시 치타디카스텔로를 위해 여러 점의 그림을 그렸지만, 이 도시를 한 번도 떠나지 않은 것은 그중 단 한 점이다. 1500년 무렵, 아직 10대였던 그가 지역의 성삼위일체 신심회를 위해 양면에 그린 행렬용 깃발이다. 한쪽 면에는 삼위일체와 함께 흑사병을 막아 달라고 기도하던 두 성인, 성 세바스티아노와 성 로코가 있다. 다른 면에는 하느님이 잠든 아담의 옆구리에서 하와를 창조하는 장면이 있다. 거리를 따라 들고 다니기 위해 만든 이 깃발은 지금 시립 미술관에 걸려 있다.
미술관은 팔라초 비텔리 알라 칸노니에라를 쓰고 있다. 용병대장 알레산드로 비텔리를 위해 지은 르네상스 저택으로, 예전에 근처에 있던 대포 주조소에서 이름을 따왔다. 정원 쪽 파사드는 조르조 바사리의 도안을 바탕으로 크리스토파노 게라르디가 새긴 스그라피토 장식으로 덮여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게라르디와 콜라 델라마트리체가 프레스코를 그린 방들이, 19세기에 폐쇄된 성당과 수도원에서 모아 온 소장품을 둘러싸고 있다.
몇 개의 방을 지나면, 젊은 라파엘로가 연구했던 루카 시뇨렐리의 「성 세바스티아노의 순교」(1498년)가 피렌체의 거장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성모 대관」 가까이에 걸려 있다. 저택 자체는 1912년, 이곳을 복원한 골동품상 엘리아 볼피가 도시에 기증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