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1944년 4월 18일, 브뤼셀에 숨어 지내던 펠릭스 누스바움은 문명의 잔해가 널린 황무지 위에서 해골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그림에 날짜를 적어 넣었습니다. 〈죽음의 승리〉는 흔히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꼽힙니다. 그해 여름 그와 아내인 화가 펠카 플라테크는 체포되어 아우슈비츠로 이송되었고, 그곳에서 살해되었습니다.
이 그림은 지금 누스바움이 1904년에 태어난 독일 북서부 도시 오스나브뤼크에, 그의 작품을 위해 지은 미술관에 걸려 있습니다. 설계를 맡은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는 이 안을 '출구 없는 미술관'이라고 불렀습니다. 1998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리베스킨트가 처음으로 완성한 건축물로,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보다 앞섰으며, 나무와 콘크리트와 아연으로 된 세 개의 연결된 건물이 좁은 통로와 날카로운 각을 따라 서로를 파고듭니다.
200점이 넘는 작품으로 누스바움 미술의 가장 큰 컬렉션을 이루며, 오스나브뤼크와 베를린에서 보낸 젊은 시절부터 벨기에 망명기까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그 가운데 〈유대인 신분증을 든 자화상〉이 있는데, 그는 자신을 유대인으로 표시한 도장 찍힌 서류를 들어 보입니다. 이 미술관은 오스나브뤼크 박물관 지구에 속해 있으며, 시의 문화사 박물관과 이웃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