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하메드 마흐무드 칼릴 박물관
카이로, 이집트
이야기
2010년 어느 여름날, 한 남자가 기자의 한 미술관으로 걸어 들어가 작은 반 고흐 그림을 칼로 액자에서 도려낸 뒤 걸어 나갔다. 같은 그림이 같은 벽에서 사라진 것은 두 번째였다. 이미 1977년에 한 번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났었다. 이번에는 돌아오지 않았고, '양귀비 꽃'은 지금도 행방이 묘연하다.
그 빈 액자를 둘러싼 미술관은 1953년에 죽은 이집트 정치가 무함마드 마흐무드 칼릴과 프랑스인 아내가 살던 옛 나일 강변 저택이다. 파리를 자주 드나든 칼릴은 수십 년에 걸쳐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그림을 사들였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드가의 작품과 로댕의 조각으로, 아랍 세계의 수집가가 모은 유럽 밖 최상급 소장품 가운데 하나다.
저택은 여러 해의 폐관 끝에 2020년 다시 문을 열었고, 남은 그림들이 웅장한 방들에 다시 걸렸다. 그리고 반 고흐가 걸려 있던 자리에는 눈에 띄는 빈틈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