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아비뇽 교황청이 내려다보는 광장의 북쪽에 자리한 프티 팔레 미술관은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초기 이탈리아 회화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13세기부터 16세기까지의 금박 바탕 패널화와 제단화가 걸려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그림은 산드로 보티첼리의 〈성모자〉로, 이 피렌체 화가가 20대 초반이던 1467년 무렵에 그린 초기작입니다. 그 가까이에는 베네치아 화가 비토레 카르파초의 〈성스러운 대화〉가 있는데, 성모와 아기 예수, 성인들을 바위가 많은 풍경 앞에 두고 멀리서는 은수자 성인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이 그림들 대부분은 한때 로마의 후작 잠피에트로 캄파나의 소유였습니다. 그는 19세기에 방대한 컬렉션을 모았지만 1857년 횡령 혐의로 체포된 뒤 소장품이 매각되었고, 1861년 나폴레옹 3세가 그 상당 부분을 사들였습니다. 초기 이탈리아 회화는 이후 프랑스 여러 미술관으로 흩어졌다가, 1976년 그중 다수가 루브르 박물관의 기탁품으로 이곳에 다시 모였습니다. 시내 칼베 미술관에서 온 아비뇽파 회화와 교황 시대의 조각도 함께 전시됩니다.
건물은 교황들이 아비뇽에 머물던 시절인 1318년 무렵 추기경의 저택으로 짓기 시작했고, 나중에 주교관이 되었습니다. 교황들이 서로 교회를 다투던 서방 교회 대분열 때 요새로 쓰이며 손상되었고, 15세기 말에 재건되었습니다. 훗날 교황 율리오 2세가 되는 줄리아노 델라 로베레가 더한 둥근 창과 삼각 박공의 출입문은 지금도 정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