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엔스헤데는 면직으로 돈을 벌었다. 1920년대에 이 도시를 이끌던 직물 가문 중 하나 출신인 얀 베르나르트 판 헤이크는 자신의 개인 컬렉션이 나라 전체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결심하고, 그것을 담을 건물의 비용을 댔다. 건축가 카럴 뮐러와 안톤 뵈트는 작은 중세 수도원처럼 보이는 건물, 조용한 안뜰을 둘러싼 벽돌 전시실을 지어 주었고, 이는 1930년 대부분의 방문객이 좀처럼 닿지 않는 네덜란드 한구석의 국립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안을 들여다보면 지방 도시치고는 폭이 넓다. 15~16세기의 패널화와 초상, 탄탄한 17세기 네덜란드 회화, 프랑스 인상주의 화폭, 그리고 현대 작품이 놓인 방들이 있다. 2000년 5월, 도시 외곽의 불꽃놀이 화약고가 폭발해 인근 지구를 파괴했다. 미술관 건물은 손상되었지만 컬렉션은 보호되어 온전히 살아남았다. 전시실은 복구되었고, 회랑 같은 복도는 지금도 한 세기의 네덜란드 회화에서 다음 세기로 넘어가는 걸음을 감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