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추종자


이야기

프라도 미술관은 바위 벼랑 사이로 넓은 호수가 펼쳐진 풍경화의 작가란에 스페인어로 '무리요의 제자'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뮌헨의 알테 피나코테크는 소장품인 〈잠든 아기 예수와 천사들〉을 독일어로 '추종자' 항목에 넣었습니다. 두 미술관이 서로 다른 언어로 같은 판단을 내린 셈입니다. 두 그림 모두 부드러운 빛의 성모와 누더기 차림의 거리 아이들로 이름난 세비야의 거장, 1682년에 세상을 떠난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방식을 따라, 그의 것이 아닌 손, 이름도 남지 않은 손이 그렸습니다.

'누구의 추종자'는 카탈로그가 거장과 거리를 둘 때 쓰는 세 가지 표현 가운데 한가운데에 놓입니다. '귀속'보다는 주장이 약합니다. 귀속은 거장 본인이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술관이 본다는 뜻입니다. '작품의 모사본'보다는 주장이 강합니다. 모사본은 확인된 구도 하나를 다른 화가가 그대로 옮겨 그렸다는 뜻입니다. 이 두 그림은 알려진 무리요 작품을 옮겨 그린 것이 아닙니다. 프라도의 작품은 제목이 그저 〈풍경〉이고, 1857년 왕실 목록은 큰 호수와 바위 벼랑, 그 위에 선 몇 채의 건물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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