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dier Descouens · PD
리알토 다리에서의 성십자가의 기적
상세 정보
이야기
1496년 무렵 카르파초는 이 커다란 캔버스를 베네치아의 신심회 산 조반니 에반젤리스타 회당을 위해 그렸다. 이 단체가 소유한 성 십자가 조각이 일으킨 기적들을 이야기하는 아홉 점의 연작 가운데 하나다. 정작 기적, 곧 성유물이 광인을 낫게 하는 장면은 왼쪽 발코니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림 속 사람들은 거의 아무도 그쪽을 보지 않는다. 카르파초가 진짜로 보여 주는 것은 자신이 살던 시대의 베네치아 그 자체다. 가운데에 도개교가 달린 옛 목조 리알토 다리가 있어, 키 큰 배가 지나가도록 다리 한복판이 들어 올려졌다. 오늘날의 돌다리보다 훨씬 이전의 모습이다. 뱃사공들은 검고 길쭉한 배로 대운하를 저어 가고, 엎어 놓은 종 모양의 굴뚝이 지붕마다 늘어서 있으며, 창문에서는 빨래와 양탄자가 널려 있다. 중세 도시를 전하는 가장 정확한 그림 가운데 하나로, 이 목조 다리가 훗날 무너져 돌다리로 다시 세워지기 몇십 년 전에 그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