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라로 분장한 소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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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이 소녀의 이름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미술관 자료는 지금으로서는 익명이라고만 적어 두었다.
확실한 것은 차림새다. 소녀는 봄을 부르는 여신 플로라의 옷을 입고 있다. 18세기 초 프랑스 궁정 초상화에서 가장 자주 쓰이던 배역이었다. 헐렁한 천과 꽃 몇 송이면 귀부인이 여신이 되었고, 특정한 해의 유행에 매이지 않아 그림이 쉬이 낡지 않았다.
나머지 정보에 대해 팔라티나 미술관은 말을 아낀다. 제작 시기는 1710년경에서 1730년경 사이로만 적고, 작가도 피에르 고베르로 전한다는 표현에 머문다. 고베르는 조수를 두고 빠르게 그렸던 화가여서 공방의 반복작과 이본이 유럽 곳곳에 그의 이름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피렌체의 소장품 중에도 그에게 전칭되는 디아나 차림의 부인상이 따로 한 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