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르 베론의 초상
상세 정보
이야기
파블로비치가 이 초상을 그린 1886년, 그림 속 인물은 이미 세상을 떠난 지 15년이 지나 있었다. 페타르 베론의 얼굴을 사람들의 기억에 남기고 훗날 불가리아 지폐에까지 오르게 한 것은 1824년에 나온 작은 책 한 권이었다. 불가리아 어린이를 위해 쓰인 최초의 근대 교과서로, 언어와 산수, 박물학을 담은 손바닥만 한 백과사전이었다. 책 끝에 실린 고래와 돌고래 그림을 당시 독자들이 물고기로 여기면서 물고기 입문서라는 별명이 붙었고, 그 이름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 1886년의 불가리아는 오스만의 지배에서 벗어난 지 겨우 몇 해 된 젊은 자치 국가로, 그 책이 그려 보였던 학교를 비로소 세워 가고 있었다. 파블로비치는 자기 생의 끝자락에서 베론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부쿠레슈티에서 의술을 펴고 파리에서 자연철학을 쓰며 아홉 개 언어를 구사한 학자로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