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ilde Hassam · PD
생미셸 강변
상세 정보
이야기
1888년 봄, 미국 화가 차일드 해섬은 외국인 학생들이 소묘를 익히던 붐비는 파리의 화실 아카데미 쥘리앙에 더 이상 나가지 않고, 온전히 혼자서 그리고 있었다. 이 도시에서 보낸 삼 년 체류의 한가운데였고, 그 변화는 화면에 뚜렷하다. 붓질은 한결 자유로워졌고 색은 더 밝아졌다. 장소는 센강 왼편의 생미셸 강변으로, 노트르담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이며, 강가를 따라 노점 상인들이 헌책 좌판을 펼쳐 놓았다. 화면 한가운데에는 잘 차려입은 젊은 여인이 새끼 염소 가죽 장갑을 끼고 깃털 달린 모자를 쓴 채, 옮길 수 있는 헌책 좌판 위로 몸을 굽히고 있다. 곁에는 나이 든 여자 상인이 뜨개질을 하며 앉아 있는데, 그 얼굴과 해진 숄이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말없이 재고 있다. 채 일 년도 지나지 않아 해섬은 미국으로 돌아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인상주의 화가가 되었고, 훗날 깃발이 나부끼는 뉴욕 거리를 그린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