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피신 중의 휴식
상세 정보
이야기
성가족은 지금 피신하는 중이다. 마태오 복음서가 전하는 헤로데 왕의 영아 학살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이지만, 도소가 그린 것은 피신 그 자체가 아니라 길 위에서의 잠깐의 휴식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덜어낸 부분이다. 이 주제에는 보통 나귀와 길 떠난 가족의 봇짐이 함께 등장하는데, 도소는 그 모두를 지우고 고요한 풍경 속에 세 인물만 남겼다. 요셉은 엄하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지켜보고, 마리아와 아기는 이제 위험이 지나갔다는 듯 차분하고 뜻이 통하는 시선을 주고받는다. 나뭇잎과 옷 주름에는 작은 빛의 알갱이들이 반짝이며, 도소가 즐겨 쓰던 꿈결 같은 광채를 화면에 더한다. 종이 한 장 남짓한 작은 패널로, 1515년 무렵 집에서의 사적인 기도를 위해 그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