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우르술라와 처녀들
상세 정보
이야기
성 우르술라는 자기 동무인 처녀들에 둘러싸여 서 있다. 중세 전설에서 이들은 브리튼의 공주와 함께 로마로 순례를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쾰른 앞에서 죽임을 당했고, 그 수는 이야기가 거듭되며 1만 1천 명까지 불어났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제작 연대다. 이 그림은 1625년 무렵 루카스 크라나흐(아들)의 방식으로 그려졌는데, 그의 작센 공방은 이미 수십 년 전에 문을 닫은 뒤였다. 말하자면 이미 낡아 버린 옛 독일 양식을 이어 간 추종자의 작품으로, 가느다란 인물과 창백한 얼굴은 붓이 화면에 닿을 무렵에는 벌써 구식으로 보였다. 크라나흐 공방은 개신교도에게든 가톨릭교도에게든 성인과 성모를 수백 점씩 내놓았고, 이 우르술라는 그 생산의 뒤늦은 메아리다. 그녀가 쥔 화살은 그녀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가리키는, 전설이 화가에게 결코 빼놓지 못하게 한 유일한 지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