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exej von Jawlensky · PD
정물
상세 정보
이야기
1914년 여름, 전쟁으로 독일은 러시아 국적자에게 문을 닫았고, 20년 가까이 뮌헨에서 그림을 그려온 야블렌스키도 며칠 만에 떠나야 했다. 그는 레만 호숫가의 마을 생프레에 방 하나를 얻었고, 작업실도 없이 탁자 하나에 의지해 작업을 이어갔다. 이 정물화는 그 비좁은 망명 첫해에서 나왔다. 늘 쓰던 재료에서 끊긴 그는 캔버스를 버리고 값싼 종이로 옮겨갔다. 이 작품은 아마 결이 있는 종이에 유채와 연필로 그려져 판지에 붙여졌고, 폭은 반 미터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 그려진 것은 병 하나와 탁자 위에 바투 모아 놓은 몇 가지 물건으로, 지극히 평범하다. 색은 가라앉아 묵직하고, 이주 전에 그리던 불타는 듯한 얼굴 연작과는 사뭇 다르다. 같은 해, 같은 방에서 그는 창밖 풍경을 거듭 그리기 시작했다. '변주'라 부른 작은 종이 연작으로, 1917년까지 이어졌다. 이 정물화도 같은 크기, 같은 방식으로, 탁자에 앉은 사람의 손이 닿는 범위 안에 모든 것이 들어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