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mes Ensor · PD
양배추가 있는 정물
상세 정보
이야기
탁자 위의 양배추 한 통은 회화가 다룰 수 있는 가장 수수한 소재에 가깝다. 앙소르는 1921년, 예순을 넘기고 이미 벨기에에서 이름난 화가가 된 뒤 그 수수함으로 되돌아왔다. 잎은 느슨하고 창백한 붓질로 쌓아 올려, 바깥 잎은 오글거리며 거의 은빛이고, 속은 더 짙은 초록으로 여며진다. 채소와 부엌 살림은 사십 년 동안 그의 그림에 나타났고, 여기서 그는 다른 화가들이 과일이나 꽃에나 아껴 두던 참을성 있는 눈길을 흔한 양배추에 쏟는다. 눈길을 끌려고 꾸며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붓 자국 하나하나를 매끈하게 지우지 않고 그대로 보이게 두어, 채소보다 물감 그 자체가 시선을 붙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