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 Sailko · CC-BY-SA-3.0
수태고지
상세 정보
이야기
바르톨로메우스 차이트블롬은 독일 남부 울름을 대표하던 화가로, 15세기 말 그곳의 제단화 공방을 이끌었습니다. 이 '수태고지'도 원래는 여러 폭으로 이루어진 제단화의 한 날개였을 것입니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잉태를 알리는 장면이지요. 그의 그림은 요란한 몸짓이나 극적인 과장 없이, 맑고 서늘한 색과 차분하게 흘러내리는 옷주름으로 조용한 기품을 냅니다. 그런데 그가 이런 가톨릭 제단화를 그리던 시절은 그 전통의 마지막 세대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날 무렵 남부 독일에는 종교개혁의 물결이 밀려들었고, 성상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면서 이런 대형 제단화의 수요도 빠르게 잦아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