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마이의 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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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이 연작은 그려진 벽감 속에 아홉 명의 이름난 인물을 나란히 세웠고, 그 가운데 셋이 여성이다. 둘은 그리스도교 저택에 어울리는 인물로, 성경의 에스더와 고대의 여전사 여왕 토미리스다. 셋째는 다소 뜻밖의 자리다. 쿠마이의 무녀는 이교의 예언자로, 나폴리 인근 그리스 세계의 여사제였으며 동굴에서 신탁을 전했다고 전해진다. 15세기 피렌체의 벽에 그녀가 자리를 얻은 데에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중세 그리스도교인들은 그리스도가 태어나기 수십 년 전에 쓰인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시를 새로운 황금시대를 가져올 아이의 도래를 알리는 예언으로 읽었고, 무녀들이 예수의 오심을 미리 보았다고 여겼다. 그 믿음이 이교의 점술가를 여왕 에스더 곁에 세울 만큼 존엄한 존재로 만들었다. 카스타뇨는 그녀에게도 남자들과 똑같은 단단하고 조각 같은 무게를 주어, 깎아 세운 듯 벽감에 앉히고 펼친 책을 손에 쥐여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