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ul Gauguin, When Will You Marry?, 1892. Wikimedia Commons. · PD
언제 결혼하니?
상세 정보
이야기
1891년, 고갱은 파리의 문명에 지쳐 지구 반대편 타히티로 떠났다. 그가 꿈꾸던 것은 손대지 않은 낙원이었지만, 정작 도착한 섬은 이미 수십 년째 프랑스 식민 통치와 선교사들의 영향 아래 있었다. 2015년 무렵 카타르 왕가에 팔리며 한동안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불렸지만, 화면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오히려 조용하다. 앞쪽 여인은 타히티 전통 옷차림에 귀 뒤로 꽃 한 송이를 꽂고 있는데, 이는 짝을 찾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 왔다. 제목이 던지는 '언제 결혼하니'라는 물음도 거기서 나온다. 고갱은 이곳에서 색을 평면으로 대담하게 눌러 칠했고, 발밑의 땅은 노랑과 분홍으로 타올랐다. 그가 상상한 순수한 섬과 실제로 마주한 서구화된 섬 사이의 거리는, 뒤쪽 여인이 목까지 단추를 채운 유럽식 원피스를 입고 있다는 사실에 그대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