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van Shishkin · PD
바람에 쓰러진 나무들
상세 정보
이야기
1888년 무렵 시시킨은 이미 수십 년째 러시아의 숲을 굳건하고 영원한 것으로, 기둥처럼 선 소나무로 그려 왔다. 여기서는 그 반대다. 폭풍이 숲을 훑고 지나가 온통 헝클어 놓았고, 무거운 줄기들이 부러져 서로 겹쳐 쓰러졌으며, 뿌리는 허공으로 뒤집혀 있다. 그는 고요한 숲에 쏟던 것과 똑같은 끈기로 이 광경을 기록해, 부러진 가지 하나하나와 쓰러진 나무를 벌써 뒤덮기 시작한 이끼까지 좇았다. 효과를 위해 매만진 데는 어디에도 없다. 러시아어에는 바람이 남긴 이런 잔해를 가리키는 한 단어가 있는데, 부렐롬이라는 그 말이 이 그림의 제목이다. 뒤엉킨 가지 안쪽을 잘 들여다보면 죽은 나무들 사이로 솟아오르는 작은 초록 새싹이 눈에 띈다. 숲은 스스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