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로마의 스파다 궁 안뜰에서는 열주랑이 약 37미터나 뻗어 햇빛 드는 정원의 실물 크기 조각상까지 이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가까이 걸어가면 속임수가 곧 무너집니다. 회랑의 실제 길이는 8미터 남짓이고, 바닥은 안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며 기둥은 멀어질수록 작아지고, 끝에 선 전사상은 높이가 60센티미터 정도에 불과합니다. 바로크 건축가 프란체스코 보로미니가 1653년, 1632년에 이 궁을 사들인 베르나르디노 스파다 추기경을 위해 이 착시를 만들었습니다. 조각상은 훨씬 뒤인 19세기에 더해졌습니다.
위층에는 추기경의 회화 컬렉션이 지금도 네 개의 방에, 17세기 로마 궁전처럼 액자와 액자를 맞대어 걸려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추기경이 직접 주문한 것입니다. 볼로냐 근처 첸토 출신 화가 구에르치노는 1630년 무렵 그를 위해 〈디도의 죽음〉을 그렸는데, 아이네이아스의 배들이 항구를 떠나는 가운데 장작더미 위에 선 카르타고의 여왕을 담았습니다.
이탈리아 곳곳의 후원자를 위해 일한 로마 출신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그림도 두 점 있는데, 〈성모자〉와 류트를 연주하는 〈성녀 체칠리아〉입니다. 젊은 티치아노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음악가의 초상〉은 베네치아에서 왔습니다. 궁의 대부분은 이탈리아의 최고 행정법원인 국가평의회가 쓰고 있으며, 이 기관은 1927년에 이 건물로 들어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