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크 레비탄
1860–1900 · 러시아 제국 · 사실주의
이야기
1892년 화가 이사크 레비탄은 모스크바에서 나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는 이미 유명했고 작품은 그 도시 으뜸의 후원자 파벨 트레티야코프가 사 모으던 터였지만, 유대인이었고, 유대인을 모스크바에서 내쫓는 칙령은 이름난 화가라 해서 예외를 두지 않았다. 시골로 떠난 그는 한 친구에게 옛 전설 속 방랑하는 유대인이 된 기분이라고 편지에 적었다.
그 친구가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낸 작가 안톤 체호프였다. 두 사람은 여러 해 가까웠으나, 체호프가 한 여인이 화가와 나눈 불륜을 다룬 단편 「베짱이」를 발표하자 레비탄은 그 속에서 자기 삶을 알아보고 절교했다. 화해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레비탄은 러시아 '기분 풍경'의 위대한 화가로, 텅 빈 강굽이나 나직한 잿빛 하늘 하나가 어떤 감정의 상태 전체를 실어 나른다. 그의 가장 유명한 그림 가운데 하나는 죄수들이 동쪽 시베리아로 끌려가던 넓은 흙길 블라디미르카를, 무거운 하늘 아래 아무것도 없는 길로 그린 것이다. 그는 1900년 마흔이 채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고, 작업실에는 미완성 습작 수십 점이 남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