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터르 라스트만
1583–1633 · 네덜란드 공화국 · 역사화, 네덜란드 황금시대, 바로크
이야기
1624년 무렵 반년 남짓, 레이던 출신의 한 소년이 암스테르담의 분주한 화실에 머물며 자기보다 갑절이나 나이 많은 화가에게서 그림을 어떻게 짜 올리는지를 배웠다. 그 소년이 렘브란트였다. 스승의 이름은 피터르 라스트만, 렘브란트가 이후에 해낸 많은 일이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
라스트만은 이 이름난 제자가 평생 하지 않을 한 가지를 해 두었다. 이탈리아에 다녀온 것이다. 1605년 무렵 로마에서 그는 은은히 빛나는 작은 야경을 잘 그리던 독일 화가 아담 엘스하이머와 가까워졌고, 당시 온 도시의 화제였던 카라바조의 날카로운 윤곽의 극적인 화풍을 빨아들였다.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 그는 역사화의 으뜸가는 화가가 되었다. 사람으로 붐비는 성서와 고대의 장면들은 몸짓과 화려한 의상, 가리키는 손으로 가득해, 마치 무대 위의 한 장면처럼 연출되어 있었다.
그 팽팽한 극적 순간을 향한 취향이야말로 젊은 렘브란트가 이어받은 것이며, 얼굴에 강한 빛을 던지는 방식도 거기서 왔다. 렘브란트 자신은 알프스를 넘은 적이 없었기에, 초기작에 감도는 이탈리아의 온기는 이 연장자의 눈을 거쳐 간접적으로 전해진 것이다. 라스트만은 163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암스테르담에서 계속 그렸고, 그가 특기로 삼던 분주하고 손짓 많은 성서 속 군중은 모습을 바꾸어 렘브란트의 가장 이른 역사화에 다시 나타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