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ian · PD
수태고지
상세 정보
이야기
티치아노가 이 수태고지를 그렸을 때 그는 이미 여든에 가까운 노장이었습니다. 베네치아의 산 살바도르 성당을 위해 1560년대에 완성한 작품이지요. 젊은 시절의 매끈한 마무리는 사라지고, 물감을 손가락으로 문지른 듯 거칠고 흐릿한 붓질이 화면을 뒤덮습니다. 당시 주문자들은 이런 화면을 미완성이라 여기며 불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티치아노는 화면 아래에 자신의 이름과 함께 '만들었다'라는 뜻의 라틴어를 두 번 거듭 써넣었습니다. 이 그림은 끝난 것이라고, 늙은 거장이 스스로 못 박아 둔 셈입니다. 마리아 위로 쏟아지는 빛 속에서 천사와 비둘기의 윤곽이 불꽃처럼 녹아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