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화, 조각, 건축의 상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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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파리의 왕립 회화조각아카데미에 들어가려면 보통 몇 년이 걸렸고, 투표도 두 번을 거쳐야 했다. 먼저 준회원으로 인정받고, 나중에 입회 작품을 내고 나서야 정회원이 되는 식이었다. 그런데 1770년 7월 28일, 아카데미는 이 두 단계를 한꺼번에, 그것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대상은 아직 미혼인 젊은 정물화가 안 발라예였고, 근거는 그녀가 낸 그림 두 점이었다. 이 그림이 그중 하나다.
그녀가 고른 소재는 아카데미가 가르치던 예술들의 도구였다. 뒤쪽 받침대 위에는 천을 머리에 걸친 젊은 여인의 어두운 흉상이 있고, 그 앞에 하얀 석고 토르소가 놓였다. 학생들이 살아 있는 모델을 그리도록 허락받기 전까지 몇 년이고 따라 그리던 석고상이다. 앞쪽에는 물감을 듬뿍 올린 팔레트가 가로놓이고, 옆 통에는 붓이 꽂혀 있다. 건축 몫으로는 둘둘 만 도면과 평면도, 직각자와 컴퍼스가 있고, 오른쪽에는 화첩과 장정된 책들이 서 있다.
오른쪽 아래 서명은 Mlle Vallayer 1769로 읽힌다. 그러니 이 그림은 그녀를 받아들인 회의보다 먼저 완성된 셈이다. 짝을 이루는 《음악의 상징물》과 함께 1771년 살롱에 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