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eb Simonov · PD
성스러운 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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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 가운데 이토록 여러 갈래로 해석되면서도 끝내 풀리지 않은 그림은 드물다. 조반니 벨리니가 1490년 무렵 베네치아에서 그렸는데, 지금도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 고요한 호수에 면한 대리석 테라스 왼편에 성모가 옥좌에 앉아 있고, 성인들이 함께 서 있다. 칼을 든 사도 바오로와 거의 벌거벗은 성 세바스티아누스의 모습도 보인다. 가운데에서는 아이들이 작은 나무 아래에서 놀며 열매를 딴다. 누군가는 이를 낙원의 정경으로, 누군가는 죽은 이들의 영혼으로, 또 누군가는 '영혼의 순례'라는 14세기 프랑스 시에 바탕을 둔 우의로 읽었다. 벨리니 자신은 어떤 설명도 남기지 않았다. 뒤편 거울처럼 잔잔한 물가에는 바위 곁에 선 자그마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