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stave Courbet · PD
세계의 기원
상세 정보
이야기
1866년 파리, 오스만 남작이 낡은 골목을 대로로 갈아엎으며 도시가 새 얼굴을 얻어가던 무렵, 쿠르베는 오스만 제국의 외교관 할릴 베이의 은밀한 주문을 받습니다. 할릴 베이는 관능적인 그림을 모으던 수집가였고, 이 캔버스는 처음부터 공개될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없이 여성의 하반신만을 정면으로 클로즈업한 이 그림은 한 세기 넘게 커튼이나 다른 그림 뒤에 가려진 채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20세기에는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소유했는데, 그는 화가 앙드레 마송에게 부탁해 이 그림을 덮는 이중 나무 패널을 짜고 그 위에 풍경화를 그리게 했습니다. 손님이 오면 풍경만 보이고, 밀어 열면 진짜 그림이 나타나는 구조였습니다. 라캉이 세상을 떠난 뒤 상속세를 그림으로 대신 내는 방식으로 1995년에야 오르세 미술관에 걸립니다. 사실주의를 내세운 쿠르베답게, 이상화도 신화의 핑계도 없이 살결과 음영만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모델의 정체를 두고는 지금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