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assily Kandinsky · PD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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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1903년 여름, 칸딘스키는 아직 그림을 가르치는 교사였을 뿐, 훗날 추상미술을 함께 열어젖힌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뮌헨에서 이끌던 미술 단체 팔랑크스의 학생들을 데리고 바이에른의 구릉지 오버팔츠의 칼뮌츠로 나가 야외에서 그림을 그렸다. 종이에 그린 이 작은 습작은 그 여행에서 나온 것이다. 빠르고 두껍게 얹은 붓질이 선으로 그린 윤곽이 아니라 색의 얼룩으로 비탈을 빚어낸다. 그는 37세였고, 법학을 공부한 뒤 뒤늦게 그림의 길로 들어섰다. 바로 그 여름 그는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화가 가브리엘레 뮌터와 가까워졌고, 그녀는 이후 십 년 동안 그의 동반자가 된다. 추상까지는 아직 여러 해가 남아 있었다. 화면은 편지지보다 조금 클 뿐이고, 유화 물감이 두꺼운 종이에 곧바로 얹혀 있다. 그 여름 수십 점씩 그려낸 빠른 야외 스케치 가운데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