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ul Gauguin, Not to work, 1896. Wikimedia Commons. · PD
일하지 않기 (Eiaha ohipa)
상세 정보
이야기
1896년, 고갱은 두 번째 타히티 체류의 이태째를 맞고 있었다. 빚에 시달리고 몸도 병들었지만, 다시는 유럽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였다. 그런 마음으로 그는 오두막 그늘에 앉아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두 타히티 여인을 그렸고, 화폭에 현지어 두 단어를 적어 넣었다. eiaha ohipa, ‘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삶을 노동일로 재는 데 익숙한 세기말 유럽인에게 이 한가로움은 게으름이 아니라, 화가가 스스로 바라던 또 다른 삶의 방식이었다. 화면 안쪽 문틈 너머로는 그림을 그리는 작은 형상이 어렴풋이 보이는데, 화가 자신의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이 그림은 지금 모스크바의 푸시킨 미술관에 걸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