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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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1556년이라는 연기가 적힌 이 초상 속 남자는 자신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는다. 어깨부터 허리까지 온통 검은 옷이고, 미술관이 짚어 주듯 두 손은 어두운 옷에서 겨우 비칠 뿐 거의 숨어 있다. 모든 시선은 얼굴로 모인다. 가는 흰 깃 위로 불그스름한 긴 수염을 기른 얼굴에서 케이의 붓질은 한층 확신에 차고 유려해진다. 미술관은 이 그림을 16세기 네덜란드의 견실한 시민 계층을 담은 모범적인 초상이라 부른다. 모델이 누구인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그 옆에는 같은 케이가 그린 '성 안나의 일족'이 걸려 있다. 성모의 어머니 안나의 대가족을 그린 이 작품은 이탈리아풍이 매우 짙어서, 미술관은 화가가 이탈리아에 머물렀을 가능성을 점친다. 다만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