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ovanni Bellini · PD
사막의 성 프란치스코
상세 정보
이야기
조반니 벨리니는 이 그림에서 기적의 순간을 아주 조용하게 그렸다. 성 프란치스코가 라 베르나 산의 바위 은둔처에서 걸어 나와, 두 팔을 살짝 벌린 채 왼편에서 쏟아지는 빛을 온몸으로 받는다. 전설에서 그는 이때 예수와 같은 다섯 상처, 곧 성흔을 받았다고 전한다. 그런데 화면 어디에도 그 순간을 알리는 천사나 십자가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벨리니는 빛 그 자체를 신의 임재로 삼은 듯하다. 나귀 한 마리, 물가의 왜가리, 바위틈의 토끼, 바람에 휜 월계수까지, 풍경 전체가 숨죽인 채 이 빛을 함께 맞는다. 자연 만물을 형제라 부른 성인에게, 벨리니는 온 들판을 증인으로 세워 준 셈이다. 그의 발치에는 벗어 둔 나막신 한 켤레가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