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화상
상세 정보
이야기
1888년 가을, 아를의 노란 집을 꾸미던 빈센트 반 고흐는 브르타뉴에 남은 친구들에게 초상화를 보내 달라고 청했다. 벽에 동료 화가들의 얼굴을 걸어 두려는 생각이었다. 퐁타방에 있던 라발도 이에 응해 이 그림을 보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었고, 폴 고갱과 에밀 베르나르라는 두 화가 친구를 사이에 두고 편지로만 서로를 알았다. 라발은 자신을 창 앞에 두었는데, 창밖은 화가들이 묵고 끼니를 해결했던 여관 글로아네크의 정원이다. 등 뒤의 나무는 가을 잎을 짧고 느슨한 붓질로 얹은 것이고, 코안경은 그대로 걸친 채다. 11월 12일에는 그림이 아를에 도착했고,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이 초상이 매우 당당하고 품위가 있으며 남들이 재능을 알아보기 전에 사 두게 되는 그림이라고 써 보냈다. 두 달 뒤 라발에게는 그 교환으로, 친구에게 바치는 헌사를 적은 반 고흐의 자화상이 도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