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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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뉴욕 크뇌들러 화랑에서 열린 레밍턴의 개인전은 1909년 11월 29일부터 12월 11일까지였고, 이 그림도 거기 걸렸다. 그 자리에서 그림을 산 사람은 보스턴의 부부, 윌리엄 앨프리드 페인과 아내 루스였다. 전시가 끝나고 두 주쯤 뒤 화가는 세상을 떠났다.
조랑말에 탄 기수 하나가 담요를 흔들고 있다. 대평원의 원주민들이 탁 트인 땅 너머로 소식을 전할 때 쓰던 원거리 신호다. 1909년에는 대평원의 전쟁이 끝난 지 오래였고, 레밍턴은 그해 이사한 코네티컷주 리지필드의 집에서 그 세계를 그리고 있었다. 왼쪽 아래에는 서명과 연도가, 오른쪽 아래에는 'Copyright 1909 Frederic Remington'이라는 글귀가 그려져 있다. 그림이 어디서 복제되든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는 한 줄이었다.
그림은 그 뒤 80년 넘게 페인 집안에 남았다. 1993년 스티븐과 프리실라 페인 부부가 윌리엄과 루스를 기리며 보스턴 미술관에 유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