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뢰뤼스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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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이 그림이 걸려 있던 방의 이름은 천장에서 나왔다. 마드리드 외곽에 새로 지은 부엔 레티로 궁전의 알현실, 이른바 왕국의 방에는 펠리페 4세가 다스리던 왕국들의 문장 24개가 둥근 천장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그 아래 긴 벽에는 1634년과 1635년에 그려진 전투화 12점이 걸렸고, 그중에는 벨라스케스의 '브레다의 항복'도 있었다. 짧은 벽에는 역시 벨라스케스가 그린 왕가의 기마 초상 다섯 점이, 창 위쪽에는 수르바란의 헤라클레스 연작 열 점이 자리했다. 궁정화가 카르두초는 당시 예순에 가까웠고 12점 가운데 세 점을 맡았다. 연작에 참여한 화가 중 가장 많은 수다.
주제는 1622년 8월 29일 스페인령 네덜란드의 플뢰뤼스 부근 전투다. 곤살로 페르난데스 데 코르도바가 이끈 군대가 에른스트 폰 만스펠트와 브라운슈바이크의 크리스티안이 거느린 용병 부대를 무너뜨렸다. 화면 아래쪽 라틴어 명문이 바로 그 내용을 적고, 당시 진행 중이던 전쟁의 12년째에 이 그림을 그렸다고 덧붙인다. 왼쪽 아래 구석에는 숫자가 둘 더 있다. 흰색 522와 붉은색 262로, 1794년 부엔 레티로 목록과 1857년 왕립미술관 목록에서 이 그림에 매겨진 번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