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빈의 뮤지엄 콰르티어에는 옛 황실 마구간의 바로크 건물들 사이로 회색 현무암 용암으로 덮인 어두운 상자 모양의 건물이 서 있다. 바로 무모크, 정식 이름으로는 루트비히 재단 빈 현대미술관이다. 라우리츠와 만프레트 오르트너 형제가 설계해 2001년에 문을 열었다. 안에는 고전적 모더니즘부터 현재까지 약 1만 점의 작품이 있으며, 앤디 워홀, 파블로 피카소, 요제프 보이스, 재스퍼 존스 등의 이름이 보인다.
미술관은 건물보다 오래되었다. 1962년 '20세기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는데, 1958년 브뤼셀 만국박람회를 위해 카를 슈반처가 설계한 오스트리아관을 슈바이처가르텐 공원에 다시 세운 건물이었다. 1981년에는 독일 수집가 페터 루트비히와 이레네 루트비히 부부의 도움으로 오스트리아 루트비히 재단이 설립되어, 장기 대여 중이던 작품 일부가 영구 소장품이 되었다.
컬렉션에는 빈 자신의 역사가 흐른다. 무모크는 귄터 브루스, 오토 뮐, 헤르만 니치, 루돌프 슈바르츠코글러 등이 1960년대에 펼친 급진적 퍼포먼스 예술인 빈 행동주의 작품을 많이 소장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보다 앞선 빈 모더니즘도 있는데, 리하르트 게르스틀이 1907년에 그린 쇤베르크 가족의 초상화가 그중 하나다.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와 가까웠던 젊은 화가 게르스틀은 훗날 쇤베르크의 아내 마틸데와 사랑에 빠졌고, 1908년 그 관계가 끝나자 스물다섯 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