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마드리드 왕궁과 알무데나 대성당 사이의 광장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어느새 언덕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왕실 컬렉션 갤러리는 옛 왕실 재산을 관리하는 국가 기관 파트리모니오 나시오날이 2023년에 연 미술관으로, 캄포 델 모로 정원 쪽으로 떨어지는 비탈에 지어졌습니다. 위쪽 광장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설계는 건축가 에밀리오 투뇬과 루이스 모레노 만시야가 맡았고, 사업은 거의 사반세기가 걸렸습니다.
부지를 파 들어가자 마드리드의 이슬람 시대 성벽 일부가 드러났습니다. 도시가 그 주변에서 자라난 9세기 요새의 일부로, 지금은 건물 한가운데를 가로지릅니다. 전시실은 합스부르크와 부르봉 왕조의 세기를 따라 한 층씩 내려갑니다. 그림 가운데에는 카라바조의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든 살로메」가 있는데, 1607년 무렵의 어두운 말년작입니다.
고야는 이곳에서 유난히 사적인 얼굴을 보여 줍니다. 작은 패널화 속에서 남자들이 아라곤 지방 우에스카 근처의 산지 시에라 데 타르디엔타에서 화약을 만들고 있습니다. 뒷면의 명문에는 구두장이 호세 마옌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그는 나폴레옹과의 전쟁 중 그곳에서 게릴라를 위한 비밀 화약 작업장을 운영했습니다. 페르난도 7세는 1814년 이후 이 그림을 왕실 컬렉션으로 사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