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드리안 판 데르 베르프
1659–1722 · 네덜란드 공화국 · 바로크
이야기
아드리안 판 데르 베르프는 붓 자국이 사라질 때까지 그림을 갈고닦았다. 거의 보이지 않는, 에나멜처럼 매끄러운 표면을 귀히 여긴 네덜란드의 페인스힐더르스, 곧 ‘정밀 화가’의 전통을 이어, 그는 성경과 신화의 장면을 작고 지극히 정교하게 마무리해 그렸다. 그 표면이 어찌나 매끄러운지 인물들이 마치 빚어 놓은 듯 보인다.
이 마무리는 그를 부유하게 했고, 네덜란드 화가로서는 드물게 귀족의 지위까지 안겼다. 1696년, 그의 삶을 바꾼 방문이 로테르담에 찾아왔다. 팔츠 선제후 요한 빌헬름, 독일의 제후이자 열렬한 수집가가 아내 안나 마리아 루이자 데 메디치와 함께 화가가 일하는 모습을 보러 온 것이다. 1697년부터 판 데르 베르프는 선제후의 궁정 화가가 되었고, 1703년에는 선제후가 그를 기사로 봉했다.
이 협약 덕분에 그는 자기 도시를 떠나지 않고도 한 사람의 큰 후원자를 높은 보수로 섬길 수 있었다. 로테르담 방앗간 주인의 아들로 출발해 역시 정밀 화가였던 에흘론 판 데르 네이르에게서 배웠고, 마침내 유럽 전역의 명성과 재산을 얻었다. 18세기 내내 수집가들은 그를 네덜란드 회화에서 가장 귀히 여겨지는 화가의 하나로 꼽았고, 그의 작은 패널화는 막대한 값에 거래되었으나, 훗날의 취향은 이토록 지나친 광택을 외면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