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화상
상세 정보
이야기
1697년 무렵, 유럽의 화가가 자신을 비춰 볼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거울은 피렌체에 있었다. 토스카나 대공 가문은 수십 년에 걸쳐 이름난 화가들의 자화상을 우피치의 한 전시실에 모아 왔고, 자기 자화상을 청탁받는다는 것은 루벤스나 렘브란트와 나란히 걸린다는 뜻이었다. 판 데르 베르프가 남쪽으로 보낸 것이 바로 이 자화상이다. 그는 무거운 붉은 망토 아래 금빛 공단 소매를 드러낸 채 한 손에 팔레트와 붓을 들고 우리 쪽으로 몸을 돌린다. 다른 손에는 작은 액자에 든 그림을 들어 올리고 있는데, 그림 속의 그림에 담긴 것은 그 자신의 가족, 아내 마르하레타 판 레이스와 어린 딸이다. 자신의 도구나 후원자를 보여 줄 수도 있었을 화가가 여기서는 가족의 초상을 든 신사로 스스로를 내세운다. 액자 속 아이는 외동딸 마리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