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코보스 리조스

1849–1926 · 그리스 왕국 · 아카데미즘


이야기

1875년, 한 젊은 그리스 화가가 파리에서 해마다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인 살롱에 초상화 한 점을 내놓았습니다. 검은 비단 옷에 보라색 소매를 단 여인을 그린 그림으로, 목록에는 그저 「미스 R.」이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한 비평가는 이 작품을 그해 전시에서 손꼽히는 초상화로 꼽았습니다. 그린 사람은 야코보스 리조스, 프랑스에서는 자크 리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화가입니다. 그는 아테네를 떠나 파리로 와서, 나폴레옹 3세의 초상을 그린 아카데미 화가 알렉상드르 카바넬에게 배웠습니다.

고국 그리스에서 그의 이름은 무게가 있었습니다. 이름이 같은 할아버지 야코보스 리조스 네룰로스는 극작가이자 정치가로 그리스 외무장관을 지냈고, 1837년 아테네 고고학회의 초대 회장이 되었습니다. 손자는 파리에 아예 자리를 잡고 192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여러 차례 살롱에 출품했고 1878년과 1900년 만국박람회에도 참가했는데, 1900년에는 지금 아테네 국립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으로 은메달을 받았습니다. 고향에도 꾸준히 작품을 보내 1888년과 1889년 아테네 자피온 홀 전시회에 출품했습니다.

리조스는 인상주의가 떠오르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르누아르와 친구였고 드가를 존경했지만, 카바넬에게서 배운 매끈하고 정성스러운 마무리와 규범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그가 주로 그린 것은 1900년 무렵 풍요로운 시절, 벨 에포크의 우아한 여인들입니다. 책을 읽거나 긴 의자에서 쉬거나 정원을 거니는 모습들이지요. 아테네 국립미술관은 그의 작품 18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개와 함께 정원에 있는 부인을 그린 그림도 있습니다. 인상주의 친구들의 야외 작업 방식을 받아들인 것은 파리 북쪽 피카르디 지방의 풍경 같은 몇몇 풍경화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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