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아힘 베우켈라르
합스부르크 네덜란드 · 북방 르네상스, 정물화
이야기
그의 큰 화폭 하나에 다가서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음식이다. 갈비짝 고기, 털을 뽑은 가금, 양배추와 생선을 담은 바구니가 시장 좌판에 펼쳐져, 값을 매길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온다. 요아힘 뷔켈라르는 1560년대 안트베르펀에서 이런 시장과 부엌 풍경을 그리며, 전경에 먹을거리를 그 이전에는 거의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규모로 쌓아 올렸다.
그는 화가 집안에서 나와 이모부 피터르 아르천에게 배웠는데, 이런 종류의 그림을 사실상 만들어 낸 이가 바로 그였다. 뷔켈라르는 그것을 한 걸음 더 밀고 나갔다. 넘칠 듯한 좌판 너머를 들여다보면 배경에 작은 두 번째 장면이 끼워져 있곤 하다. 그리스도가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를 찾아가는 장면이거나 무리 앞에 끌려 나온 장면으로, 살의 풍요 앞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이르는 조용한 가르침이 놓인 셈이다.
1560년 그는 안트베르펀 화가 길드의 장인이 되었고 마흔 살 안팎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쌓아 올린 시장 그림은 멀리까지 퍼졌다. 소박한 음식에 진지한 그림의 전면 전체를 내어 준다는 발상은 이후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에스파냐에 뿌리내린 정물화 전통을 곧바로 길러 냈다. 그의 화폭 넉 점은 흙·물·공기·불이라는 옛 네 원소에 하나씩 대응하며, 지금 런던에서 나란히 걸려 《네 원소》로 불린다.







